영도대교 건너 '보물섬'
[부산 영도]
부산 여행 필수 코스
배 수리하던 곳이 예술 마을로
'깡~깡~.' 수리 조선소(배를 수리·보수하는 조선소)가 밀집한 대평동 일대에선 망치로 배 철판을 두드리는 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선박에 붙은 녹이나 조개를 떼는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아 '깡깡이마을'이라 불리던 마을은 예술과 만나 깡깡이예술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영도대교와 남항대교와 맞닿은 마을 일대는 우리나라 근대 조선업이 시작된 곳이다. 1970~80년대 원양어업의 붐을 타고 수리 조선업의 메카가 됐다. '대평동에선 못 고치는 배가 없다'고 할 정도로 성업했던 동네지만 조선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한 마을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침체한 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도시 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골목은 생기를 되찾았다. 마을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역사 유적과 조선 산업 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골목마다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했다.
영도의 진가는 골목길에서 만날 수 있다. 영선동 흰여울문화마을은 흔히 부산의 산토리니라 불린다. 바다와 맞닿은 가파른 절벽 위에 알록달록한 집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았다. 거창한 이름과 달리 마을은 6·25 이후 피란민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해안 절벽에 쌓은 축대 위로 다닥다닥 붙은 집과 좁은 골목길 이어지는 풍경속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마을 분위기가 바뀐 건 예술을 통한 마을 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다. 해안 담벼락과 좁은 골목길 사이에 벽화가 그려지고 조형물이 하나둘 생겼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촬영지로 스크린에 등장한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며 영도를 대표하는 명소가 됐다.
바다 건너 남항대교와 송도를 바라보며 예술이 조화된 좁은 골목길 걷는 기분이 새롭다. 영화 '변호인' 촬영지는 흰여울안내소가 됐다. 무지개 계단은 해안 절경 따라 걷는 절영해안산책로와 마을을 이어준다.
수국… 여름 태종대의 멋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이 단번에 시선을 압도한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절벽 위 태종대 등대도 질세라 위용을 뽐낸다. 신라 태종무열왕이 활을 쏘던 바위라 하여 이름 붙은 태종대 일대의 풍경은 눈 돌리는 곳마다 그림이 따로 없다.
영도 동삼동 태종대 일대에 조성된 태종대 유원지는 4.3㎞의 순환로를 따라 둘러볼 수 있다. 120여 종의 수목 울창한 순환로는 남해 경치를 즐기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더운 날씨가 부담스럽다. 그럴 땐 다누비열차가 답이다. 태종대 전망대와 등대, 태종사 3곳에 정차하는 순환열차는 15분 간격으로 계속 운행한다.
이맘때 태종대를 찾는다면 태종사에 꼭 가야 한다. 30여 종 5000여 그루의 수국이 일제히 꽃을 피우는 환상적인 장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색의 꽃 피운 수국 꽃밭에서 잊지 못할 사진 남기고 계절의 풍경 만끽할 기회다. 수국 개화 시기에 맞춰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제13회 수국꽃 문화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 다누비열차는 수국꽃으로 장식한 새 옷을 입고 관광객들을 맞는다. 태종사에서는 주말 점심에 무료 냉면 시식 행사를 연다. 태종대 유원지 포토존에서 스탬프를 찍고 미션을 달성하는 '태종대 수국축제 스탬프 투어'도 즐길 수 있다.
항구의 상징, 컨테이너로 만든 공간
영도만의 매력 품은 새로운 공간들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신기산업(070-8230-1116)은 컨테이너를 쌓아올려 만든 외관부터 눈길 끈다. 카페 이름은 이 카페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이기도 하다. 신기산업은 1987년 방울 생산을 시작으로 현재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과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굿즈, 무민과 미피의 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업체다. 2016년 사옥을 새로 지으면서 카페 문을 열었다.
특이한 외관만큼이나 압권인 전망 덕에 영도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청학동 언덕에 우뚝 자리 잡은 카페에선 영도 일대와 부산항대교,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 아래엔 옛 창고를 개조해 만든 '신기잡화점'이 있다. 복고풍 소품과 플리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수제 액세서리, 소품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데 영도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와 신기산업에서 생산한 무민 캐릭터 상품도 눈에 띈다.
카린영도플레이스(051-413-8718)는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 '카린'의 쇼룸이다. 청학동 조용한 주택가 오래된 상가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평범한 외관과 달리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지하 갤러리부터 2층 쇼룸, 3·4층 카페까지 스칸디나비아풍의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북유럽 감성이 투박한 영도 풍경과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지하 갤러리에선 스웨덴의 주거 공간을 재현해 놓은 전시회가 한창이다. 1950~60년대 스칸디나비아 레트로 디자인과 스웨덴의 집 안 풍경을 가까이서 볼 좋은 기회다.
◆ 국립해양박물관 터널형 원통 수족관 보러갈까… 패총 전시관서 신석기시대 시간여행 떠나볼까
미취학 자녀와 함께라면 어린이박물관도 좋다. 예약은 필수다. 4D영상관과 유료 특별 전시를 제외하고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바다와 맞닿은 친수 공간과 옥상 하늘공원도 들러볼 만하다. 매주 월요일 휴관. 부산 영도구 해양로 301번길 45, (051)309-1900
삼진어묵체험·역사관: 삼진어묵 본점 2층 체험관에선 어묵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평일 3회(1만5000원), 주말 6회(1만원) 진행되며 성형어묵, 구이어묵, 피자어묵 등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1953년 영도 봉래시장에서 어묵 생산을 시작한 삼진어묵과 부산 어묵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체험은 방문 3일 전까지 홈페이지(samjinstory.com)로 예약해야 한다. 전시 관람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무료다. 1층은 어묵을 판매하는 어묵베이커리다. 오전 9시에서 오후 8시까지. 부산 영도구 태종로 99번길 36, (051)412-5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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