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도 빛나는 깊은 계곡의 놀라운 생명력!

유명산자연휴양림~입구지계곡~정상~북릉~휴양림 원점회귀 코스
유명산有名山·862m은 용문산(1,157m)에서 북서쪽으로 약 5.7km 거리에 위치한 봉우리다. 이 두 산은 한강기맥으로 연결되며 수도권의 산소 공급원 역할을 하는 대형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한강기맥은 용문산 정상 남서쪽 500m 떨어진 1,150m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배너미고개를 지나 유명산으로 이어진다. 이 굵은 산줄기를 끼고 수많은 봉우리와 계곡, 휴양지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유명산 일대의 아름답고 울창한 숲은 도시인들의 휴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산이란 다소 특이해 보이는 이름은 1970년대에 생겼다. 옛날 말을 방목했다는 뜻을 지닌 ‘마유산馬遊山’으로 불렀는데, 1973년 엠포르산악회 국토자오선 종주대가 이곳을 찾았다가 지금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당시 종주대원들은 여수에서 일직선으로 국토자오선을 따라 북상하다가 보름 만에 이곳에 도착했다. 이때에는 1:50,000 지형도에 봉우리의 높이만 표기되어 있을 뿐 이름이 없었다. 종주대원들이 종주대의 홍일점인 진유명(당시 27세) 회원의 이름을 따 이곳을 유명산이라 부른 것이 이 산 이름의 유래다.
유명산은 단일 권역에 자연휴양림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입구지계곡을 끼고 조성된 정상 북쪽의 유명산자연휴양림을 비롯, 서쪽 농다치고개 북쪽의 중미산자연휴양림과 동쪽 배너미고개 남동쪽의 설매재자연휴양림이 유명산 자락에 분포해 있다. 그만큼 이 지역의 산세와 숲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산행을 겸한 휴양지로 최적의 환경을 지니고 있다.
유명산자연휴양림은 유명산 산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자연휴양림 기점의 원점회귀 산행코스가 가장 편하고 접근이 쉽기 때문이다. 휴양림에 조성되어 있는 시설을 이용해 하룻밤 숙박하며 산을 오르면 훨씬 여유롭게 산행이 가능하다. 특히 빽빽한 숲속에 숨어 있는 야영데크에서 즐기는 캠핑의 멋까지 더해지면 한층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캠프사이트 바로 앞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필요한 장비들을 먼저 꺼냈다. 숲 속에 자리한 야영장은 그늘이 져 쾌적한 환경이지만 한낮에는 조금 더웠다. 산행을 마치고 조금 선선해질 즈음 텐트를 치기로 했다. 차 속에 캠핑 장비를 정리해 두고 배낭만 메고 걷기 시작했다. 휴양림 시설지구 차단기를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다리 하나를 건너니 왼쪽에 계곡으로 들어가는 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뭄에도 수량 풍부한 깊고 긴 계곡
대중적인 유명산 산행은 유명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 코스를 밟는 것이다. 물론 정상에서 소구니산을 거쳐 서너치고개로 하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등산객이 능선으로 올라 계곡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선호한다. 정상까지 땀 빼고 올라 하산할 때는 계곡에서 발을 담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곡은 거슬러 오르며 구경해야 진면목을 관찰할 수 있다. 골짜기를 대표하는 폭포나 소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하류에서 올라야 한다.
계곡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역시 입구지계곡은 유명산 산행의 하이라이트 구간다웠다. 울창한 숲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은 설악산의 한 골짜기를 떼어다 옮겨둔 것처럼 장관이었다. 게다가 어젯밤 내린 단비를 빨아들인 나뭇잎의 생생한 초록빛까지 더해지며 골짜기 전체가 빛을 뿜어내는 듯했다. 용문산 정상 부근에서 발원해 유명산과 어비산 사이를 가르며 흐르는 깊고 긴 계곡답게 수량도 풍부했다. 등산로는 작은 바위가 많아 너덜지대 같지만 계곡에는 간간이 너럭바위가 있어 쉬어가기 좋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취재팀과 동행한 객원기자 김영선씨가 산길을 걸으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그는 거의 10년 만에 유명산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가까운 산이지만 사람이 많고 복잡한 곳이란 선입견 때문에 관심에서 멀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날이 좋을 때 만난 호젓한 입구지계곡은 정말 분위기가 뛰어났다. 역시 인기 있는 산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었다.
산길은 계곡을 이리 저리 건너며 완만하게 이어졌다. 연이어 나타나는 널찍한 웅덩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좋은 환경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면 더위를 피해 찾아온 사람들로 이 골짜기 안쪽까지 붐빈다고 한다.
잔잔한 물줄기를 천천히 거슬러 오르다보면 어느새 제법 큰 물줄기가 보이는 박쥐소에 닿는다. 소 옆의 넓은 바위 안쪽에 있는 굴에 박쥐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다.
계속 상류로 진행하면 여러 개의 작은 폭포들을 만날 수 있다. 널찍한 바위가 펼쳐진 물가에 앉아 땀을 식혔다. 폭염주의보 문자 메시지가 발송될 정도로 무더운 날이지만 입구지계곡은 서늘했다. 잠시 물에 손을 담갔을 뿐인데도 소름이 돋았다. 그늘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면 한기가 돌았다. 역시 최고의 피서지다웠다.
계곡을 따라 2km 정도 상류로 올라가자 시커먼 소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용소에 도착했다. 주변 바위가 용처럼 생겼으며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곳이다. 수심이 깊은 곳이라 주변에 수영금지 경고판 여러 개가 붙어 있었다. 한여름에 물에 뛰어들었다가 사고를 당하기 쉬운 장소였다. 용소 상류의 마당소 역시 수심이 깊어 위험해 보였다.
“아쉽지만 이제 큰 계곡길이 끝났네요. 유명산 정상으로 가려면 여기서 오른쪽 지계곡을 통해 능선을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선두에서 취재팀을 이끌던 김영선씨가 갈림길에 서서 뒤따라오던 백은식씨와 기자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용문산 정상을 향해 뻗은 입구지계곡은 앞으로도 4km 이상 계속되지만 산길은 방향을 바꿨다. 본격적인 오름길의 시작이었다. 갈림길 옆 계곡에는 등산객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이내 내려갈 일만 남은 그들의 얼굴이 무척 편안해 보였다.
용문산으로 이어진 한강기맥의 한 축
주계곡을 벗어나자 곧바로 등산로가 급경사로 변했다. 길옆으로 작은 시냇물이 흐르다가 잠시 뒤 그나마도 사라졌다. 산길은 급경사를 갈지자로 치고 오르며 계속해 고도를 높였다. 1시간 정도 된비알이 계속됐다. 천천히 산을 오르다 보니 숲 사이로 산줄기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주변 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높이가 확보된 듯했다.
주능선의 경사가 완만해질 즈음 갑자기 넓은 초지가 나타나며 하늘이 뚫렸다. 고개 들어 산 위를 보니 유명산 정상 전망데크가 바로 앞에 있다. 계단을 통과해 하늘과 맞닿은 산꼭대기에 섰다. 사위가 탁 트인 정상은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장소였다. 기온이 오르며 시야가 약간 뿌옇게 됐지만, 용문산 일대의 산줄기와 양평 시가지를 조망하는 데는 충분했다. 한강기맥을 따라 펼쳐지는 넓은 초지와 아스라이 뻗은 한강 줄기의 조화가 묘했다. 유명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광이었다.
북쪽으로 곧게 뻗은 능선을 따라 휴양림으로 내려섰다. 하산길은 지루했다. 특별한 조망도 없었고 길도 단순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의미 외에는 특별한 것을 찾기 힘든 구간이었다. 경사가 무척 가팔라 내리막에서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한참 동안 힘을 쓰며 걷다 보니 이마에 땀이 맺혔다. 하지만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 덕분에 바람이 불면 금방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비탈길이 끝나면 길은 산림문휴양관 옆을 통과해 찻길로 이어진다. 하지만 휴양관 위 삼거리에서 오른쪽 오솔길을 따라 계곡길 시작지점 근처로 내려섰다. 유명산은 이렇게 자연휴양림 기점의 완벽한 원점회귀가 가능한 곳이다. 더불어 산림휴양과 계곡 피서까지 겸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유명산 산행은 능선길과 계곡길을 연결하는 원점회귀 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취재팀은 입구지계곡을 먼저 답사했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계곡길로 하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350m쯤 도로를 따라 오르면 입구지계곡 입구다. 능선길로 정상을 오르려면 도로 따라 50m 위쪽에 능선길 입구로 이동한다.
산길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2km, 잣나무숲이 우거진 오르막을 1시간20분 정도 오르면 닿는다. 유명산 정상에서 작은 초원이 형성된 동쪽 능선을 따라 1.8km 내려서면 입구지계곡에 닿는다. 계곡 갈림길에서 휴양림 산길 초입까지는 약 3.6km이며 완만한 길이다. 전반적으로 산길은 뚜렷하고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많아 길 찾기는 쉽다. 산행거리는 7.8km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찾아가는 길
서울 청량리역 환승센터 5번출구 1번 승강장에서 구리와 설악터미널을 거쳐 휴양림 입구까지 8005번 버스가 운행한다. 잠실역(주공5단지 앞)에서 설악IC를 거쳐 휴양림 입구까지 7000번 버스가 다닌다.
청평 시외버스터미널(031-5857242))에서 설악터미널을 거쳐 유명산을 오가는 버스가 있다. 청평에서 07:00, 08:00, 10:20, 12:10, 14:30, 15:50, 16:20, 19:10, 21:50 출발한다. 유명산에서 청평행 버스는 06:40, 07:50(청량리행), 09:30, 11:20, 13:00, 15:30, 17:30, 19:00, 20:00 출발. 40분 걸린다.
양평 시외버스터미널(031-772-2341~2)에서 유명산 삼거리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있다. 양평에서 08:20, 09:10, 10:40, 11:30, 13:10, 14:00, 15:00, 16:00, 17:30, 19:30, 21:40 출발한다.
자가용 차량은 서울과 춘천을 잇는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청평 시내 진입 전 신청평대교를 건너 37번국도를 따라 15분 정도 주행하면 설악면 소재지인 신천리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양평으로 이어지는 37번국도를 따라 12km 거리에 이르면 가일리 마을 어귀 삼거리가 나오고, 그곳에서 좌회전하면 50m 전방에 ‘HAPPY 가일리, 청정자연휴양마을’이라 쓰인 대형안내판이 보인다. 여기서 900m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전방 100m 지점에 휴양림 매표소가 있다. 신청평대교에서 휴양림까지 30여 분 소요.
서울 외곽순환도로 및 중부고속도로 이용 시 하남 IC→강일 IC→설악 IC(출구)→양평 방향으로 좌회전(12km 직진)하면 10분 정도 후 유명산 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한다.
숙박(지역번호 061)
유명산자연휴양림(589-5487)은 홈페이지(http://www. huyang.go.kr)를 통해 모든 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
휴양림 입구에 민박집과 펜션, 음식점 등이 몰려 있다. 종점가든(584-0716), 유명산가든(584-4857), 유명산민박(584-9708), 장자터펜션식당(584-7587), 산마을펜션 (585-2237), 가정민박(584-7534) 등이 있다.
유명산 주변의 볼거리
1 한화리조트
2 중미산천문대
양평군 옥천면에서 유명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도중에 거치게 되는 농다치고개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1999년 개장한 곳으로 서울 근교에서 가장 많은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위치라고 한다. 가족이나 단체 모임을 위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고,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astrocafe.co.kr
3 유명산자연휴양림
서울 근교에서 가장 뛰어난 산림휴양지로 꼽는 자연휴양림이다. 유명산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한 계곡물 덕분에 여름 휴양지로 인기다. 약 8ha 규모의 자생식물원을 보유, 휴양과 더불어 자연 생태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오래된 곳이지만 지속적인 리모델링으로 시설이 깔끔하다. 최근 오토캠핑장을 새롭게 단장해 널찍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나무 그늘이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다.
4 중미산자연휴양림
5 설매재자연휴양림
용문산에서 유명산으로 연결되는 한강기맥 남쪽 산사면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1999년 6월 1일에 개장한 곳으로 총 면적은 70ha다. 휴양림 입구에 있는 고개의 이름이 설매재다.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곳으로 국공립 휴양시설에 비해 자유로운 캠핑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주소 경기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510. 홈페이지 www.snrf.co.kr
6 산골농원 닭볶음탕
7 농다치 & 선어치 고갯마루 휴게소
8 유명산 주변의 캠핑장
★오늘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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