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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초점 | 금정산·팔공산 국립공원 되나?

by 白馬 2018. 5. 8.

 

금정산, 2년 뒤 국립공원 지정 가능성

타당성 조사 들어가… 내년 말쯤 결과 나오면 건의서 제출할 듯
팔공산 시민단체 “신라 오악 중 유일하게 국립공원 지정안 돼… 박차 가해야”

 

부산 금정산과 대구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추진되고 있다. 금정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직전 단계인 국립공원 타당성조사 용역작업을 지난 4월부터 본격 들어갔다. 팔공산은 대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신라 오악 중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못한 유일한 산이 팔공산”이라며 “시민단체가 대구시와 합심해서 반대단체와 지자체를 설득해 조속히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산성 중 가장 긴 18㎞에 이르는 부산 금정산성이 정상 부위를 길게 에워싸고 있다.
국내 산성 중 가장 긴 18㎞에 이르는 부산 금정산성이 정상 부위를 길게 에워싸고 있다.

 

금정산은 2013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2014년에는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가 발족됐고, 2016년에는 부산시민 10여만 명의 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촉구했다. 그 사이 2015년 초에는 부산발전연구원이 현안정책으로 조사한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연구>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어 2017년 4월에는 금정산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를 부산시 차원에서 처음으로 2억 원가량의 예산을 편성, 부산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줘 내년 10월 최종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시는 이를 바탕으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개최한 뒤 환경부에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신청을 한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부산시는 이보다 훨씬 앞선 2006년 금정산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기 위해 도립공원 지정 계획을 추진했다. 2008년에는 도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를 수행했지만 끝내 마무리하지 못했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광역자치단체가 공원 관리를 맡지만 금정산은 부산시와 경남 양산시에 걸쳐져 있어 관리주체와 관리비 분담 규모 등의 문제와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반면 이번에는 시민단체가 먼저 나서 추진하고 부산시가 합류한 상황이라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 2014년 자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경험을 살려 환경부의 5개 기준에 맞춰 더욱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 기준은 자연생태계, 자연경관, 문화경관, 지형보존, 위치 및 이용편의 등 5개 항목이며, 이 기준의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야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지난 2015년 제출한 금정산의 5개 기준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생물종의 개체수와 관련한 금정산 자연생태계는 모두 1,472종으로, 국립공원 평균인 1,143종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17개 산악형 국립공원 중 3위에 해당하는 매우 우수한 자연생태로 확인됐다.

둘째, 금정산의 자연경관도 비교적 우수했다. 지형경관 기준은 39개소로, 산악형 국립공원 17개 중 12위 수준으로 다소 낮은 순위를 보였지만, 주왕산 33개소, 가야산 36개소, 계룡산 36개소, 오대산 37개소, 한라산 38개소보다는 높은 순위였다.

셋째, 국가 및 지방문화재 보유 기준을 나타내는 금정산의 문화경관은 모두 91개로, 산악형 국립공원 17개 중 1위였다. 현재 국립공원 중 최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지리산의 79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넷째, 산업개발로 경관이 파괴될 우려가 없을 것이란 기준을 가진 지형보존의 경우는 금정산은 사유지가 전체 면적 51.7㎢ 중 87%에 해당하는 45㎢에 이르지만, 이 지역들 대부분이 그린벨트, 즉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한다. 개발 가능한 주거지와 농경지는 전체 면적의 5%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섯째, 금정산의 위치와 이용편의를 탐방객수로 비교한 결과, 2014년을 기준으로 산악형 국립공원 중 2~3위에 해당하는 매우 우수한 이용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탐방객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정산 면적 작아 영남알프스 합해 추진해야”

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이 완벽한 건 아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 관계자는 금정산의 면적이 너무 작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재 51.7㎢의 면적 중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는 규모는 이보다 더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정산 안에 있는 자연부락의 포함여하에 따라 면적이 크게 차이 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재산권행사의 제한으로 인해 주민공청회에서 난관을 겪을 가능성이 큰 자연부락을 제외하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실제 면적은 40㎢가 채 안 될 수도 있다. 이는 현재 가장 작은 규모의 국립공원인 월출산의 56.220㎢보다 작다. 월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 작은 면적 때문에 논란이 있었던 점을 상기하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관련 담당자들은 “금정산과 영남알프스까지 포함하면 고려해 볼 수 있지만 현재 면적으로는 너무 작다는 점이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산림녹지과 이승국 팀장은 “금정산만 해도 부산과 양산이 행정구역을 공유하고 있는데, 영남알프스 산군까지 포함하면 무리가 따른다. 금정산이 영남알프스와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지자체도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영남알프스 산군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부산은 금정산뿐만 아니라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우수한 지형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묶을 수도 있다. 국립공원은 지역별로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팔공산 갓바위 등산로는 연간 250여만 명이 방문, 단일 등산로로는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공산 갓바위 등산로는 연간 250여만 명이 방문, 단일 등산로로는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나치게 높은 금정산의 사유지 문제도 국립공원 지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금정산 사유지는 87%에 이른다. 역대 국립공원 사상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1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도 당시 사유지가 80%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우려됐으나 다행히 ‘내셔널 트러스트’라는 광주시민들의 압도적 지지와 협조로 무난히 해결했다. 금정산의 경우도 부산시민들이 ‘금정산 한 평 사기운동’을 펼쳐 해결을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난망한 실정이다. 금정산은 대지주 몇 명이 사유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대지주는 범어사와 ㈜삼천리 기업.

금정산지킴이 단장인 허탁 박사는 “범어사와 삼천리 기업만 설득하면 사유지 문제는 별 어려움 없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범어사는 유서 깊은 절이기 때문에 국립공원 지정에 반대할 이유가 없고, 에너지 기업인 삼천리도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자연보존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 설득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 군소 지주들은 대지주만 동의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부산시 “금정산과 영남알프스 산군과는 별개”

이승국 부산시 산림녹지과 팀장도 “어차피 현재 금정산은 거의 전체 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개발할 수 없다. 거기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법적으로 규제가 강화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대지주나 주민들이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나아가 현재 그대로 두는 것과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때의 가치를 따져보면 오히려 국립공원으로의 지정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금정산의 공식 등산로는 30개에 이른다. 샛길까지 포함하면 등산로가 거의 수백 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거미줄같이 촘촘한 등산로다. 과거 북한산이 거미줄 같은 샛길 등산로 때문에 자연훼손이 심각했던 적이 있었다. 공단에서 샛길을 폐쇄한 이후 자연생태가 한결 좋아진 점을 고려하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전문가들의 관리를 받으면 더욱 훌륭한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정산국립공원추진위원회는 “반경 70㎞ 이내에 국립공원이 없는 도시는 부산이 유일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역사와 신화가 서려 있고, 하늘의 산이자 땅의 산인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금정산 브랜드를 높이고, 그 역사와 신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공산 자연생태·문화적 가치 매우 뛰어나

대구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은 금정산과 비교해 유·불리한 측면 모두 지니고 있다. 유리한 측면은 이미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연생태적 조건과 경관적 가치, 문화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공식적으로 인증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불리한 측면은 팔공산의 28%를 점유하고 있는 대구시는 적극적인 반면 72%를 점유하고 있는 경북도에서는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팔공산국립공원 지정 관련 실무 담당자인 대구시 공원녹지과 이정우씨는 “대구시가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지정되는 건 아니다”며 “우리 혼자 했으면 벌써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공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1980년)된 지 30년을 넘긴 지난 2013년 팔공산국립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본격 작업에 나섰다. 당시 대구·경북의 60여 개 시민단체가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위한 추진위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또한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 시민단체, 학계 등을 중심으로 국립공원 승격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공원 지정 첫 작업인 주민 동의를 묻는 설명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당시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대한 불안 때문에 결사반대에 나서면서 국립공원 추진 자체가 무산됐다. 시민단체와 대구시는 구체적인 설득작업 없이 동력조차 잃으면서 흐지부지 됐다. 당시 1차적 무산 원인은 대구시와 시민단체가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대한 대응논리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당시 대구시에서 국립공원에 조사 의뢰한 <2014년 팔공산 자연공원 자연자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히려 금정산보다 자연, 문화적 가치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팔공산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총 10개 분류군 2,816종으로 확인했다. 기존 문헌조사 결과까지 포함하면 총 4,739종이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1종, Ⅱ급 11종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은 11종, 한반도 고유종은 61종, 국내미기록종은 9종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 지정절차
 

지형경관은 역대 왕들과 인연을 가진 장소가 많아 매우 많은 스토리를 지닌 스토리 보고의 산이다. 지형경관만 약 200곳에 달하는 자연적·인문적 자산이 뛰어난 곳이다.

문화자원은 6개 시군에서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31점, 지방문화재 90건 등이었다. 팔공산을 중심으로 한 6개 시군 지역은 오랫동안 불교문화를 기반으로 주변 마을의 생활문화가 밀접하게 스며든 양상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에 따른 팔공산 연간 이용가치는 389억 원, 연간 보존가치는 약 2,110억 원으로 연간 총 가치는 약 2,500억 원이며, 총 경제적 가치는 약 5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당시 팔공산 연간 탐방객은 450만 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2%의 면적(90.303㎢)을 지닌 경북지역이 연간 312만8,000여 명, 28%의 면적(35.365㎢)의 대구가 142만여 명으로 추정됐다. 주요 탐방로는 갓바위 지역으로 연간 탐방객이 250만여 명에 달해 전체 탐방객의 약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훌륭한 자연·문화적 자원을 지닌 팔공산은 2014년 추진 동력을 잃으면서 주춤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립공원으로 추진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조명래 팔공산연구소 소장은 “신라 오악 중에 유일하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산이 팔공산”이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고 가고 싶은 산으로 꼽히는 팔공산이 시민단체와 대구시·경북도가 협력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공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터라 대구시의 관리를 이미 받아와 금정산보다는 보존상태가 훌륭하다. 탐방로는 금정산의 30여 개에 비해 3분의 1도 안 되는 총 11개 노선이다.



대구시 “경북도와 공원계획 정보 협의·공유”

하지만 팔공산도 국립공원 추진에 따른 장애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먼저 대구시와 경북도가 원활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담당자인 이정우씨는 “10년마다 공원계획을 새로 수립하는 올해 팔공산을 끼고 있는 경북 4개 시군과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나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실무부서 간 자연자원을 공동으로 조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가 먼저 추진하면 자칫 지난번과 같이 주민들의 반대로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먼저 추진하면 시는 적극 밀어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주민과 관, 시민단체, 대구시와 경북도의 합의가 원활히 도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또 대구시에서 동봉 방향의 낙타봉 아래 전망대를 넓히고 현재 케이블카 시설 정상부까지 구름다리로 연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구시는 이 계획을 “올해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착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팔공산에 대규모 구름다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하겠다는 의도다. 국비와 시비 각각 140억 원을 들여 2019년까지 총 길이 230m의 국내 최장 구름다리를 조성할 방침이다. 대구 환경단체에서는 자연경관과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나아가 국립공원 승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과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인 금정산과 팔공산이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언제 지정될지 두고 볼 일이다. 무등산의 경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 탐방객이 250여만 명 수준이었으나 지정된 뒤 350여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국립공원 지정 시너지효과가 100만 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금정산은 용역조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말쯤 국립공원 지정 건의를 할 수 있다. 주민공청회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등 정상적인 로드맵을 거치면 2019년 말이나 늦어도 2020년쯤이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다. 금정산이 불을 붙이면 팔공산도 곧이어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2년쯤 뒤엔 2개의 국립공원이 새로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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