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출발, 문탠로드를 걸어 달맞이 언덕 쪽으로 넘어온 김영수(58)씨는 "도심에서 밟기 힘든 흙길을 밟으며 봄 햇살을 받으니 정말 힐링이 절로 되는 듯 하다"고 말했다.
봄 향기 가득 머금은 부산의 갈맷길이 상춘객(賞春客)들을 손짓하고 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자 시조(市鳥)인 갈매기와 길을 더해 만든 '갈맷길'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조성된 도보여행 코스다. 9개 코스 21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총 길이 278.8㎞로 산과 강, 해변, 온천 등을 모두 품고 있다는 '사포지향(四抱之鄕)'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한 코스 당 걷는 시간이 5∼15시간까지 걸리지만 걷기가 힘들면 중간에 코스를 빠져 나와도 된다. 지난해에만 연인원 300만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1코스(33.6㎞, 10시간). 임랑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칠암∼일광해수욕장∼대변항∼해동용궁사∼송정해수욕장∼문탠로드로 이어진다.
동해 바닷가의 절경과 솔내음 가득한 소나무 숲 등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주를 이룬다. 봄이면 국내 최대 멸치 산지로 알려진 대변항에서 봄 멸치 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2코스 (18.3㎞, 6시간)는 문탠로드를 출발해 해운대해수욕장∼동백섬∼민락교∼광안리해수욕장∼이기대∼오륙도 유람선선착장으로 이어진다. 부산 앞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움직이는 코스다. 오륙도 부근 해안가 절벽에서 15m 가량 바다 위로 튀어나온 유리 바닥 다리, '오륙도 스카이워크'에 선 김동주(38)씨는 "봄 풍경 구경하러 왔다가 이렇게 아찔한 경험을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4코스(36.3㎞, 13시간)는 바다를 보며 낙동강까지 이어진다. 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감천항∼몰운대∼낙동강하굿둑 노선이다.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한 다대포해수욕장과 낙동강 하구 등이 상춘객들의 봄 흥취를 돋운다.
낙동강하굿둑에서 출발, 을숙도∼신호대교∼천가교∼대항선착장∼동선방조제∼천가교로 가는 5코스(42.1㎞, 13시간)는 '철새들이 머무는 곳'이란 뜻을 가진 을숙도의 갈대와 철새, 삼각주 등이 바다와 함께 빚어내는 이색 풍광으로 유명하다.
6코스(47.5㎞,15시간)는 낙동강하굿둑∼삼락강변체육공원∼구포역∼운수사∼성지곡수원지∼화명생태공원∼금정산성 동문까지 연결된다. 낙동강 둔치의 대저생태공원에는 이맘때쯤이면 유채꽃이 만발한다. 유채꽃 단지에서 만난 임형주(40)씨는 "샛노란 물결이 끊임없이 출렁이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라고 말했다.
성지곡수원지∼만덕고개∼금정산 동문·북문∼범어사∼상현마을 등 구간으로 이뤄진 7코스(22.3㎞, 9시간)는 갈맷길 코스 중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고 있다. 상현마을∼오륜대∼회동수원지∼동천교∼과정교∼APEC나루공원∼민락교로 이어지는 8코스(17.2㎞, 5시간)는 산에서 내려와 부산 동쪽을 가르며 흐르는 수영강변을 따라 바다쪽으로 향한다. 9코스(20.5㎞, 6시간)는 상현마을∼회동수원지∼이곡마을∼기장역으로 이어진다. 부산시 측은 "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갈맷길을 걸어보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날씨★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찔하고, 아름다운 전국 출렁다리 BEST 5 (0) | 2018.05.02 |
---|---|
5월 황금연휴에 가기 좋은 '전국 여행지 10곳' (0) | 2018.05.01 |
공항철도 타고 한나절 섬 여행,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 (0) | 2018.04.28 |
국내여행 많이 다녀도 이건 몰랐을걸? 숨은 여행지 (0) | 2018.04.27 |
'오면 후회 안 해요' 봄 여행은 행사 풍성한 경북으로! (0) | 2018.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