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경기 연천, 전남 강진 가면, '언제나 신록' 유리온실들]
아산시 도고면 세계꽃식물원, 3000종 서식… 年 20만명 관람
연천군 허브빌리지 들어서면 300년 된 올리브 나무가 반겨
강진군 사계절모란원엔 분홍·보라… 형형색색 꽃 세상
시인 김영랑(1903~1950)은 대표작 '모란이 피기까지는'(1934)에서 모란이 피어날 순간을 위해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겠노라고 노래했다. 그의 고향인 전남 강진군은 지난해 4월 시인의 생가 뒤편 보은산에 세계 각국 모란을 감상하는 세계모란공원을 개장했다. 공원 내 사계절모란원에선 사시사철 모란을 만날 수 있다. 그곳의 문만 열면 '찬란한 봄'이 펼쳐진다. 사계절모란원 외에 전국의 유명 온실 5곳을 찾아가본다.
◇국내 유일의 모란 온실 '사계절모란원'
지난 29일 오전 전남 강진군 기온은 영하 5도로 떨어졌고, 눈이 내렸다. 군청에서 10여 분 눈바람을 뚫고 들어선 사계절모란원 유리온실. 모란꽃 20여 송이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홍자색,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빛깔이 다양했다. 모란꽃은 해마다 4월 20일쯤 개화해 닷새 만에 꽃잎이 떨어지는 봄꽃이다. 김영랑 시인의 생가 주변에 피는 홍자색 모란꽃도 봄에만 만난다. 세계모란공원 내 사계절모란원은 국내 하나뿐인 모란 유리온실이다.
최영아 강진농업기술센터 교육정보팀장은 "일본이 가진 연중 개화 기술을 우리도 확보했다"며 "한겨울 강진에선 부귀와 행복을 상징해 부귀화로 불리는 모란이 핀다"고 말했다. 647㎡ 유리온실에는 모란 외에 4월에 피는 노란 수선화와 팬지, 시클라멘, 칼랑코에 등의 꽃들이 만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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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 세계꽃식물원에는 향기가 가득하다. 유리온실 내부는 초록빛 잎사귀와 빨강, 노랑, 분홍, 하양 등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어 있었다. 지난 29일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고성균(39·세종시 종촌동)씨는 "오색 빛깔로 활짝 피어난 꽃들을 보니 벌써 봄이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온실 내부는 지열 난방으로 한겨울에도 영상 16도를 유지한다. 온실 면적 2만6800㎡로 국내 최대 규모다. 사랑을 뜻하는 장미와 순결을 뜻하는 백합, 고백·명예를 뜻하는 튤립 등 국내외 3000여 종의 원예 식물을 보기 위해 한 해 평균 20여 만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붉은색 베고니아 꽃으로 만든 터널은 관람객들의 단골 포토존이다
◇300년 된 올리브가 반기는 허브빌리지
경기 연천군에 있는 허브빌리지 온실 입구에 들어서면 300년 된 올리브 나무가 반긴다. 이 정도 수명을 가진 올리브 나무는 스페인에서나 볼 수 있을 뿐 국내에 드물다. 허브빌리지 관계자는 "유난히 추운 곳으로 알려진 연천에 따뜻한 곳을 짓고 싶어서 허브 온실을 만들었다"고 했다.

연천 인구 4만5000명보다 많은 6만~7만명이 해마다 허브빌리지를 찾는다. 온실 안에는 허브 100여 종이 자란다. 난대성 식물 20여 종과 흑문조, 금화조, 앵무새 등 새 30여 종도 온실 식구다. 방문객 정소화(49)씨는 "이곳에 들어오니 갑자기 5월이 된 것처럼 포근하다"고 말했다.
"어머나, 귀한 행운목 꽃이네."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보문로의 온실인 동궁원의 아이보리색 행운목 꽃 주위로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2013년 9월 개원한 동궁원(3908㎡)은 아열대 식물 400여 종을 키우고 있다. 한옥의 지붕과 처마를 살린 외관은 유리로 만들었다. 높이 30m, 300년 수령 보리수나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체꽃 등 이국적인 꽃과 나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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