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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모진 한파에도 '찬란한 봄'이 있다

by 白馬 2018. 3. 23.

[충남 아산, 경기 연천, 전남 강진 가면, '언제나 신록' 유리온실들]

아산시 도고면 세계꽃식물원, 3000종 서식… 年 20만명 관람
연천군 허브빌리지 들어서면 300년 된 올리브 나무가 반겨
강진군 사계절모란원엔 분홍·보라… 형형색색 꽃 세상

시인 김영랑(1903~1950)은 대표작 '모란이 피기까지는'(1934)에서 모란이 피어날 순간을 위해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겠노라고 노래했다. 그의 고향인 전남 강진군은 지난해 4월 시인의 생가 뒤편 보은산에 세계 각국 모란을 감상하는 세계모란공원을 개장했다. 공원 내 사계절모란원에선 사시사철 모란을 만날 수 있다. 그곳의 문만 열면 '찬란한 봄'이 펼쳐진다. 사계절모란원 외에 전국의 유명 온실 5곳을 찾아가본다.

◇국내 유일의 모란 온실 '사계절모란원'

지난 29일 오전 전남 강진군 기온은 영하 5도로 떨어졌고, 눈이 내렸다. 군청에서 10여 분 눈바람을 뚫고 들어선 사계절모란원 유리온실. 모란꽃 20여 송이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홍자색,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빛깔이 다양했다. 모란꽃은 해마다 4월 20일쯤 개화해 닷새 만에 꽃잎이 떨어지는 봄꽃이다. 김영랑 시인의 생가 주변에 피는 홍자색 모란꽃도 봄에만 만난다. 세계모란공원 내 사계절모란원은 국내 하나뿐인 모란 유리온실이다.

최영아 강진농업기술센터 교육정보팀장은 "일본이 가진 연중 개화 기술을 우리도 확보했다"며 "한겨울 강진에선 부귀와 행복을 상징해 부귀화로 불리는 모란이 핀다"고 말했다. 647㎡ 유리온실에는 모란 외에 4월에 피는 노란 수선화와 팬지, 시클라멘, 칼랑코에 등의 꽃들이 만발해 있다.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 세계꽃식물원에는 향기가 가득하다. 유리온실 내부는 초록빛 잎사귀와 빨강, 노랑, 분홍, 하양 등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어 있었다. 지난 29일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고성균(39·세종시 종촌동)씨는 "오색 빛깔로 활짝 피어난 꽃들을 보니 벌써 봄이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온실 내부는 지열 난방으로 한겨울에도 영상 16도를 유지한다. 온실 면적 2만6800㎡로 국내 최대 규모다. 사랑을 뜻하는 장미와 순결을 뜻하는 백합, 고백·명예를 뜻하는 튤립 등 국내외 3000여 종의 원예 식물을 보기 위해 한 해 평균 20여 만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붉은색 베고니아 꽃으로 만든 터널은 관람객들의 단골 포토존이다

◇300년 된 올리브가 반기는 허브빌리지

경기 연천군에 있는 허브빌리지 온실 입구에 들어서면 300년 된 올리브 나무가 반긴다. 이 정도 수명을 가진 올리브 나무는 스페인에서나 볼 수 있을 뿐 국내에 드물다. 허브빌리지 관계자는 "유난히 추운 곳으로 알려진 연천에 따뜻한 곳을 짓고 싶어서 허브 온실을 만들었다"고 했다.

허브 100여 종이 있는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허브 100여 종이 있는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연천 인구 4만5000명보다 많은 6만~7만명이 해마다 허브빌리지를 찾는다. 온실 안에는 허브 100여 종이 자란다. 난대성 식물 20여 종과 흑문조, 금화조, 앵무새 등 새 30여 종도 온실 식구다. 방문객 정소화(49)씨는 "이곳에 들어오니 갑자기 5월이 된 것처럼 포근하다"고 말했다.

"어머나, 귀한 행운목 꽃이네."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 보문로의 온실인 동궁원의 아이보리색 행운목 꽃 주위로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2013년 9월 개원한 동궁원(3908㎡)은 아열대 식물 400여 종을 키우고 있다. 한옥의 지붕과 처마를 살린 외관은 유리로 만들었다. 높이 30m, 300년 수령 보리수나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체꽃 등 이국적인 꽃과 나무가 가득하다.


동궁원 바로 옆에는 식물원 외에도 버드파크(4988㎡)가 있다. 파충류, 거북, 기니피그, 다람쥐, 어류 등 250종 총 300여 마리가 기다린다. 백합, 동백, 베고니아 등 꽃과 나무도 많다. 버드파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새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공간. 앵무새의 한 종류인 선코뉴어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개원 이후 하루 평균 1200명, 170만명이 다녀갔다.

◇여미지식물원엔 어린왕자의 나무가

제주 여미지식물원은 박물관 등 관광지가 밀집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도 최고의 명소다. 부지 면적이 11만2397㎡로 국제 규격 축구장을 15개나 짓고도 남는다. 그 드넓은 공간에 온실식물원과 옥외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다. 여미지식물원의 자랑거리는 커다란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한 구조로 지어진 온실식물원이다. 1만2543㎡로 축구장 2개를 합쳐 놓은 크기다. 중앙전망탑을 중심으로 신비의 정원, 꽃의 정원, 물의 정원, 선인장 정원, 열대 정원, 열대과수원으로 꾸며졌다.

식물은 1300여 종이 전시돼 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와 110년 이상으로 국내 최고령인 금호선인장 군락도 만날 수 있다. 온실식물원에 들른다면 38m 높이의 중앙전망탑에 올라가는 것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중문관광단지와 천제연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과 서귀포 앞바다 해안선 일대는 물론 국토의 최남단인 마라도를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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