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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00여 년의 시간여행, 근대역사문화거리

by 白馬 2017. 12. 7.

우리 땅 곳곳에 남은 아픈 흔적들이 문화유산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교훈의 장을 넘어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기까지, 그 시간들을 모아봤다.

근대문화유산 1번지, 서울 정동길


대한문 옆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경향신문사까지 이어지는 정동길. 정동(貞洞)이라는 이름은 도성 안에 조성되었던 이성계의 후처 신덕왕 후의 무덤인 정릉(貞陵)에서 비롯됐다. 개항 이후 영국,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과 수교하면 서정동과 경운궁현 덕수궁 일대에 공관부지 를 제공했고, 이로써 정동은 구한말 가장 개화된 거리로 거듭났다. 자연스럽게 근대 병원인 제중원도 정동에 문을 열었고, 한때 고종 황제가 피신했던 러시아 공사관도 역시 정동에 세워졌다. 이밖에도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언더우드 학당 등 신식학교들도 정동에 터를 잡았다. 조선총독부에 가려진 경복궁을 대신해 오랫동안 격동의 근현대사를 묵묵히 지켜 온 덕수궁. 고운 색으로 물들어 갈 정동길을 산책하며 그 길과 담에 켜켜이 맺힌 숨은 이 야기들과 마주해보기를 권한다.

문호개방의 중심지, 인천 개항누리길


인천 중구에 위치한 개항장은 조선말기 및 대한민국 초기 문호개방의 중심지였다. 성냥, 짜장면, 야구, 사이다 등 국내 최초로 시작된 ‘원조’들이 탄생했으며, 지금도 당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문화재 및 문화시설 등이 남아 있다.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은 수탈을 위한 방 편으로 은행과 회사, 별장, 호텔 등 다양한 건축물을 이 지역에 세웠다. 옛 일본영사관인 중구청과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58은행 인천지점 등이 당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한국근대문학관 에서는 한국 근대 문학과 인문학 관련 중요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입주 예술가들의 전시회뿐만 아니라 오픈 마켓, 오픈 스튜디오, 교육 프로그램, 공연 등이 1년 내내 운영된다. 중구청 앞거리에는 일본풍의 복고양이, 인력거 등 과거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조형물이 설치돼 당시의 풍경을 느낄 수 있으며, 일본식 가옥을 복원해 꾸민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들도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다. 

조선 3대 시장, 논산 강경근대문화거리


강경은 충청도와 전라도를 잇는 해상과 육상의 교통요지로 조선 3대 시장의 명성을 누렸다. 번화했던 강경에 수많은 근대역사문화의 보고가 남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강경에는 총 3개의 근대역사문화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도로와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문화유산들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 가뿐한 마음으로 산책하며 그 시절 거리풍경을 그려볼 수 있다. 여행의 시작점인 등록문화재 제324호 강경역사관은 르네상스풍의 단층 건물로 서양 고전 건축 중 테라스 스타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은행과 도서관으로 활용되어 오다가 현재는 강경역사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까이에 구 연수당 건재 한약방, 교장 관사, 노동조합, 한일은행, 화교학교, 천주교 강경성당 등 역사문화유적과 기독교 성지순례지들이 자리하 고 있으며 강경을 대표하는 젓갈골목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수탈과 아픔의 흔적, 군산 근대문화유산마을


1899년 개항으로 인해 군산은 일본의 한반도 침략의 발판이 되었다. 군산 내항 일대에는 일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많은 근대 문 화재가 원도심을 중심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1923년 건립된 구 조선은행은 식민지 지배를 위한 대표적인 시설로 서양의 고전주의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군산세관은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근대건축물 중 하나로 군산의 근대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군산 내항은 금강하구와 서해가 만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예로부터 물류의 집산지 역할을 했던 곳으로 내항에는 옛 철로와 창고 건물들이 남아 있어 수탈의 역사를 상기시킨다. 신흥동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히로쓰가옥, 군산부윤관사, 동국사 등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매년 9월 15일과 17일 사이에는 ‘군산시간여행축제’가 개최되어 좀 더 근대의 군산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근대 영화상영, 음악공연 그리고 당시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광주 양림동역사문화마을

근대와 현대의 공존, 광주 양림동역사문화마을


광주 양림동에는 1904년부터 선교사들이 정착해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선교를 중심으로 의료와 교육 활동을 펼쳤다. 때문에 이곳에는 선교사 오웬의 기념각, 선교사 사택, 유진벨 선교기념관 및 기념비 등 다수의 근대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시인 김현 승 시비(詩碑)와 현대 주택인 최승효, 이장우 가옥은 함께 둘러보기에 괜찮은 곳들이다. 근대 문물을 일찍 접할 수 있었던 때문인지 광주는 일찌감치 많은 예술가를 배출했다. 작곡가 정추와 시인 김현승이 자란 마을이며, 소설가 황석영은 이곳에서 대하소설 ‘장길산’을 완성했다. 1919년 3월 천여 명의 학생이 만세 행진을 벌인 기록 등 항 일 유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재활용품을 소재로 만든 정크아트(Junk Art)단지, 펭귄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뒤뚱거리는 노인들만 남아 펭귄마을로 불리던 이 동네는 주민들이 직접 태엽시계, 헌 신발 등 옛 물건들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면서 유명 포토존으로 거듭났다. 오래된 건물 사이사이에 자리한 특색 있는 미술관과 공방들도 양림동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도보여행, 대구 근대문화골목


대구 원도심에는 인문학적 스토리가 온전히 담긴 골목들을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도보여행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옛길을 허물고 신작로를 내는 대신 옛길들을 보존하고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다섯가지 도보여행코스를 만들었다. ‘대구근대골목투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달구벌의 그때 그 시절’을 주제로 엮은 ‘경상감영달성길’, ‘근대문화의 발자취’를 주제로 한 ‘근대 문화골목’, ‘축제와 문화 속으로’를 주제로 한 ‘패션한방길’, ‘젊음과 예술의 거리’를 주제로 한 ‘삼덕봉산문화길’, ‘남산과 가톨릭 거리’를 주제로 한 ‘남산100년향수길’로 구성된다. 정기투어, 수시투어, 개별투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 가능하며, 이밖에도 야경 투어, 맛 투어, 전문가와 함께하는 테마투어 6종 등 다채로운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대구중구 골목투어’ 앱을 통해 보다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올해 4월부터 운영 중인 ‘청라버스’를 이용해 보다 특별한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번성했던 포구의 흔적, 포항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일제강점기, 풍부한 어장을 갖춘 포항 앞바다에 항구가 건설되자 구룡포는 금세 일본식 가옥들로 빼곡해졌다. 시간이 흘러 대부분 철거되었지만 구룡포항 뒤편의 골목에 50여 채의 일본식 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거리를 따라 남아 있는 각각의 건물에 과거의 흑백 사진과 함께 건물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어 그 시절 거리의 풍경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기모노를 비롯한 다양한 일본 문화도 체험해볼 수 있는 점도 이색적인 프로그 램. 이 거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하시모토 젠기치의 가옥으로 100여 년이 지났지만 보존상태가 매우 훌륭하며 당시 일본 가옥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 건축학 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시모토 일가가 일본으로 돌아간 후 포항시에서 이를 매입하여 지금은 근대역사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늘의 날씨


* 오늘 하루도 즐겁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