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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이곳… '서울로 7017'의 끝자락

by 白馬 2017. 10. 23.

서울역 뒷동네 '떠오르는 맛집'

서울路 배경으로 '홀짝'
'만리동 페일에일' 등 각종 수제맥주·생맥주
낮부터 즐길 수 있어

한국 식재료로 '퓨전요리'
삼겹살을 김치에 감싸 화이트와인에 찐 '김치찜'
갈비찜 리소토 등 인기

'취향저격' 수제버거집
타일·의자 모두 '핑크' 버거엔 와사비 살짝 넣어
코끝 찡한 알싸함 남겨

아직도 '한 그릇 3000원'
고소한 콩나물비빔밥엔 시원한 콩나물국도 함께
푸짐한 잔치국수도 일품

서울 중구 만리재로의 만리동은 요즘 들썩거린다. 서울역 고가가 '서울로 7017'로 새로 단장한 뒤 개발의 스포트라이트가 서울역 뒤편으로 뻗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리재 가파른 고갯길을 따라 낡은 연립주택과 공업사, 모텔, 식당들이 있던 자리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낡은 건물들은 리모델링을 거쳐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해 질 녘 공업사가 슬슬 문 닫을 준비를 할 즈음 다이닝 레스토랑과 펍이 불을 밝히고 플라워 카페 아담한 테이블에선 플라워 클래스가 열린다.

신상 맛집 몰려 있는 '만리재로'
           

만리동이란 이름은 서울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에게도 낯설다. 1980년 만리동이 폐동(廢洞)돼 현재의 중구 중림동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정확히 행정동은 중림동이지만 만리동 지역을 분할 관리하면서 '만리동 1가' '만리동 2가'로 나눠 불러 동 이름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는 '만리재로'란 도로명 주소를 쓰는 일대를 편의상 만리동이라 부르기도 한다.

서울로 7017의 시작점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만리재로는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만리동 핫플레이스들이 모여 있는 길이다.

만리199: 서울역 서부교차로에서 공덕 방향 만리재로 시작점쯤에 있는 맥주 전문 펍이다. 199란 숫자는 '만리재로 199'란 이곳 주소에서 딴 것. 문 연 지 두 달 조금 지났지만 '맥덕(맥주 덕후)'들에게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이유는 개통된 서울로 7017을 마주 보고 앉아 낮술을 즐길 수 있기 때문. 평일 오후 3시, 주말 오후 1시만 되면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생맥주 10가지와 수제 맥주, 병맥주 등을 그때그때 다양하게 판매하는데 특히 '만리동 페일에일'은 양조장을 하는 지인이 만들어준 이 곳의 대표 맥주다. 만리동 페일에일 6200원, 달빛필스너 8600원. 영업시간 평일 오후 3시~자정, 주말 오후 1시~자정. (02)363-0199

베리 스트리트 키친: 만리재로 맛집 거리가 형성되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한 퓨전 음식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는 오준식 디자이너가 만리재로가 주목받지 못하던 2014년 100년 된 석조건물을 리모델링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변신시켰다.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음악, 공기, 빛의 질감마저도 100년 전으로 돌아가는 듯하다.'전치병원'과 어느 출판사 창고 등으로 쓰였던 건물의 불이 난 흔적까지도 그대로 살려낸 인테리어 감각에 놀라고, 한국식 식재료를 세계 각국의 요리로 승화시킨 요리와 마주하는 순간 웃음이 나온다. 삼겹살을 김치로 감싸 화이트 와인에 장시간 쪄 버터에 구운 알감자를 곁들인 프랑스 김치찜(2만2000원), 가정식 갈비찜에 풍미 좋은 버섯 리소토를 함께 내는 갈비찜 리소토(2만2000원) 등 독특한 메뉴가 많다. 영업시간 오후 6~11시. (02)312-0205

오헤어 22(O'HARE22): 언뜻 미용실 이름 같지만 두 달 전 문을 연 아담한 카페 겸 바(bar)다. 시카고에서 살다 온 주인이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의 이름을 따 '오헤어'라 지었다. 낮에는 커피와 허브차 등을, 밤에는 와인과 위스키, 맥주 등 주류를 판매한다. 풍성한 거품의 사케라토가 맛있다. 하우스와인은 잔 단위로, 나머지 와인들은 병 단위로 맛볼 수 있다. 만리199와 함께 야외에 임시 테이블을 두어 개 두어 서늘한 가을바람 즐기며 '한잔' 하고픈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커피류 3000~4000원, 그린티 4000원, 밀크티 4500원, 하우스와인 7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다음 날 오전 1시. 010-8466-3124

바이딱(by DDAK): 인테리어가 온통 핑크빛이다. 핑크빛 타일에, 핑크색 의자가 취향을 저격하기에 충분한 수제버거 전문점. 한쪽 벽면을 밀면 동화 속 공간처럼 비밀의 공간이 펼쳐진다. 공주로 신분 상승한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파우더룸과 화장실이다. 주방에선 사장 김주현(36)씨가 직접 지글지글 그릴에 수제버거 패티를 구워 낸다. 주문부터 버거 하나 만들어내기까지 13분 정도 걸린다. 바에서 지켜보면 마치 '수제버거 장인'을 보는 듯하다. "이곳 문을 열기 전 해외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 자주 먹었던 숯으로 패티를 구워 만든 수제버거를 만들고 싶었어요." 식재료 고르는 것에서부터 패티를 만들고 구워 테이블에 내는 전 과정을 직접 도맡고 있다.

와사비아보카도버거(1만원)는 고추냉이향이 코끝을 '찡'하게 하지만 숯불 향 입은 도톰한 패티와 제법 잘 어우러진다. 패티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다 보니 패티를 하루에 50개만 만들어 판매한다.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 오후 5시 30분~7시. 010-5225-6598

리블링스: 주방 선반 위, 벽 등을 초록 식물로 꾸민 아담한 플라워 카페. 테이블이 실내에 1개, 야외에 1개 있지만 소규모 플라워 클래스가 이뤄지기도 하고 커피와 차,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살다 온 이곳 주인 박소리(31)씨가 직접 개발했다는 대표 메뉴인 독일식 아이스커피는 진한 커피 위에 아이스크림 두 스쿱과 생크림, 초코 청크가 올라간다. 디저트는 수제 레몬청을 넣은 치즈케이크 한 가지와 '오늘의 디저트'가 있다. 얼그레이 파운드케이크, 꿀랑 오 쇼콜라 등을 주인이 직접 만들어 낸다. 얼그레이 파운드케이크도 달지 않아 독일식 아이스커피와 궁합이 잘 맞는다.

플라워 클래스는 예약제로 진행하며 공간 여건상 1~4인 정도 소규모로 진행해 과외받듯 배울 수 있다. 커피류는 에스프레소 3800원~캐러멜마키아토 4700원이며 에이드류나 스무디는 4700~5000원 선, 디저트류는 모두 5000원이다.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070-4179-2017

이조식당·이조칼국수: '실로암사우나'부근 '중림동 치킨집 거리'로 불렸던 중림동 맛집 거리는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을 해결할 만한 서민적인 분위기의 맛집과 '회식 명소'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실로암사우나 주차장 골목길 안쪽 이조식당은 '콩나물비빔밥' '잔치국수' 한 그릇에 3000원. 국내산 재료를 고집한다. 잔치국수의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하며 양도 푸짐하다. 콩나물국과 곁들여내는데 "콩나물국으로 해장하러 이조식당 간다"는 사람도 있다. 점심시간이면 만석을 이루는 건 다반사.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7시.

그 옆 이조칼국수는 알고 보면 20여 년 전 만리동에서 시작해'서울역 칼국수 맛집'으로 소문난 곳인데 사골 국물로 맛을 낸 칼국수 외 만두, 알밥, 회덮밥도 유명하다. 칼국수·만두·알밥 6000원, 회덮밥 7000원. 영업시간 정오~오후 9시. (02)363-2532

가을 운치 가득한 손기정기념관… 상인 인심 넉넉한 만리시장

만리재로 어딜 걸어볼까

지도

서울로 7017이 도심의 산책로로 개통되면서 올 가을 산책 명소로 주목받는 곳은 손기정 체육공원. 그 안의 손기정기념관(02-364-1936)은 손기정 탄생 100주년인 2012년 10월에 손기정 선수의 모교 '양정의숙'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빛바랜 담쟁이로 덮인 양정의숙 건물 주변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해 가을 운치가 느껴진다. 기념관 내 상설전시관으로 들어서면 '모든 게 길이었고, 모든 곳을 달렸다. 오로지 달릴 뿐이었다'는 명언, 짤막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불우한 시대 민족의 영웅이었던 손기정 선수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한 순간의 일본 방송과 독일 방송의 해설을 비교해 들어볼 수 있는 시청각 자료부터 스포츠의 꽃이라는 마라톤의 역사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층 기획 전시실에선 '조선의 스포츠 그리고 사람들'(~12월 31일)이 열리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엔 2층 강당에서 무료 영화 상영회를 연다. 21일엔 '라이프 오브 파이'를, 28일엔 '야근 대신 뜨개질' 상영 예정. 손기정 체육공원 공영주차장 이용료는 1시간 1800원.

서울로 7017에서 10분 거리, 만리재 중턱에 있는 만리시장(02-714-0151)은 강북 도심의 오래된 전통시장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서민적인 전통시장인 데다 시장 노선에 배문중·고, 청파초등학교 등 학교가 있어 실속 있는 가격의 분식점이 이어져 있고, 곱창, 만두, 칼국수 등 '시장표 음식'을 부담 없는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만리시장에 있는 성우이용원(02-714-2968)은 옛날 이발소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곳.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더욱 유명해졌다.

3대째 가업을 이어받으며 이용원을 운영해온 이남열(67) 이발사는 "사진 찍으러만 오지 정작 머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은 별로 늘지 않았다"며 옛날 방식 그대로 단골 손님의 머리를 매만졌다. 하얀 분을 바른 후 가위질을 하고, 뜨거운 물을 직접 끓여 머리를 감겨주는 등 이발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옛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머리를 맡긴다면 이 동네 토박이인 이씨에게 만리시장의 옛날 이야기를 덤으로 들을 수 있다. 만리시장은 도로 폭이 좁아 자가용 이용이 불편할 수 있다. 서계동 공영주차장 또는 공덕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걷는 게 마음 편하다. 서계동 공영주차장 이용료는 10분에 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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