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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암흑과 불빛과 물빛이 만난… 夜色 속을 걷다, 사색 속으로 접어들다

by 白馬 2017. 8. 1.

[전국 문화재 야행]]  안동·강릉·수원·군산

안동 월영교 - 430년前 러브스토리 품은 다리
강릉 대도호부 관아 - '부사님 납시오' 창작연희극 열려
수원 화성 일대 - 미술관·박물관 야간에도 개장
군산 근대문화 탐방 - 역사박물관~동국사 2㎞ 역사길

여름은 밤이 길다. 한낮 무더위가 꺾이며 어스름이 내리면 나들이하기에도 좋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18개 시·군·구는 지난 5월부터 문화재청과 손잡고 '문화재 야행(夜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유산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역사·문화 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10월까지 이어지는 이 기획의 하이라이트는 8월. 18개 자치단체 중 10곳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역사와 낭만을 호흡하며 한여름 밤을 누빌 수 있는 8월의 야행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달빛 아래 걷는 월영교

‘사랑을 이어주는 다리’로 이름난 안동 월영교.
‘사랑을 이어주는 다리’로 이름난 안동 월영교. /안동시


20년 전 안동 고성 이씨 집안의 무덤에서 가로 58㎝, 세로 34㎝의 한지에 붓으로 빼곡하게 써 내려간 한글 편지가 발견됐다. 1586년에 '원이 엄마'가 남편 이응태의 관 속에 미투리(삼이나 노 등으로 짚신처럼 만든 신) 한 켤레와 함께 넣어둔 것이다. 원이 엄마는 병석의 남편이 쾌유하길 기원하며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 줄기로 미투리를 삼았다. 하지만 남편이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라며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았다.

안동 민속촌의 호반 나들이 길엔 '원이 엄마 테마길'이 있다. 시가 35억원을 들여 2003년에 안동 조정지댐 안에 만든 월영교(月映橋)가 미투리 모양인 이유도 원이 엄마의 이야기에서 착안한 것이다. 폭 3.6m, 길이 387m인 월영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300여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8월 4~6일(오후 6~10시) 월영교 일대에선 하회별신굿탈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 안동석빙고(보물 305호) 개빙(開氷) 행사 등이 열린다. 참가자는 지역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인 안동건진국수, 냉국, 다슬기 냉채, 수박화채, 은어 숯불소금구이 등도 맛볼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안동관광 홈페이지(tourandon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밤에도 깨어 있는 역사

강원 강릉시는 8월 3~5일(오후 6~10시) 강릉 대도호부 관아와 명주동·임당동 일원에서 '오색달빛 강릉 야행(강릉시청 홈페이지 gn.go.kr)' 행사를 연다. 강릉 도심엔 사적 제388호인 강릉 대도호부 관아를 비롯해 강원도무형문화재 제7호인 칠사당과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457호인 임당동 성당, 국보 제51호인 임영관 삼문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보존돼 있다. 3일 대도호부 관아 명주마당 특설무대에선 한복 로드쇼가, 작은 공연장에선 강릉 사투리로 옛 역사를 만나는 '강릉 사투리 콘서트 in 강릉 야행'이 펼쳐진다. 4일과 5일엔 대도호부 관아에 강릉 부사가 부임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담은 창작연희극 '강릉부사 납시오' 공연이 선을 보인다. 행사장 일원엔 강릉을 상징하는 다양한 전통 등(燈)이 설치돼 여름밤을 수놓는다. 관광객들은 달빛초롱과 한복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밤빛 품은 성곽 도시

8월 11일부터 13일(오후 7~11시)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기도 수원 화성 일대에선 공연·체험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방문객을 기다린다(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
swcf.or.kr). 화성은 물론 근처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전통문화관, 수원화성박물관을 야간에도 관람할 수 있다. 색다른 밤의 풍경을 감상하려면 화성 어차(御車), 플라잉수원(열기구)을 타면 된다. 화성행궁 광장 일대에는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한 대형 등불 작품이 설치된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화성에 오색의 빛을 입히고, 음악 등으로 작품을 표현한다. 화성행궁 공방길과 장안공원에서는 야간 장터가 마련돼 전통공예와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야간 순라군이 성곽길에서 재현되며 정조대왕의 야간 나들이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원화성 인근에는 지역 명소인 '통닭거리'도 자리 잡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의 야경

전북 군산의 야행(8월 12~13일·오후 6~10시) 주제는 '여름밤, 근대 문화유산 거리를 걷다'(홈페이지
culture-nightgunsan.kr)이다. 과거 국제 무역항이었던 군산의 모습과 근대 문화유산이 전시된 근대역사박물관에서 탐방을 시작한다. 이곳부터 옛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초원사진관~신흥동 일본식가옥~동국사로 이어지는 2㎞ 길을 걸으며 역사 이야기를 듣고, 전시·공연을 즐길 수 있다. 군산의 역사를 이야기하다(만담 공연), 시립예술단 특별 공연, 군산야행 빛의 거리, 군산 해망굴 복원 전시 체험관, 문화재 3D 증강 현실 체험 등이 마련됐다. 월명동 일원엔 근대 문화유산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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