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 백패킹, 도시공원이면 불법

도시 인근의 산에서 백패킹을 할 경우 도시공원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동네 뒷산 백패킹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부 산의 경우 백패킹이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연공원법 상 공원구역이 아닌 산이더라도 지자체가 도시공원으로 지정해 뒀다면 관련법상 백패킹이 금지행위기 때문이다. 서울권의 경우 수락산, 관악산, 아차산 등이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에서 백패킹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자연공원법, 산림보호법, 하천법 등 여러 법률에 의해 규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자연공원법에 의거해 국립·도립·군립공원들에서는 야영과 화기를 사용한 취사가 금지되어 있다. 또한 하천법에선 상수원보호구역 등을 포함한 야영 및 취사 금지지역을 광범위하게 설정해 두고 있다. 산림보호법에선 화기 소지 및 사용, 취사를 금지하고 있으나 야영까지 금지하고 있진 않다. 따라서 산림 소유주가 금지하고 있지 않다면 취사하지 않고 잠을 자는 것은 가능하다.
백패커라면 위와 같은 법적 규제는 상식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다. 관련법 50조에서는 도시공원 및 녹지에서 지정된 장소 외의 장소에서의 야영행위, 취사행위 및 불을 피우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도시공원이라고 하니 도심 한가운데 있는 한강공원 등에서 야영하는 것만 금지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주변의 산림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토지이음에서 검색한 수락산.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것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이러한 도시공원은 전국에 총 2만3,163개가 존재한다. 도시공원 총 면적은 약 700㎢다. 완충녹지, 경관녹지, 연결녹지 등 녹지는 약 207㎢다.
이 중 백패커들이 주로 불법을 인지하지 못하고 머무는 곳들은 도시자연공원과 도시자연공원구역이다. 전국에 251개가 있는데 서울이 68개로 가장 많고, 이어 충남 39개, 경기 29개, 전남 28개, 충북 20개, 인천 19개 등이다. 부산, 광주, 세종, 제주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이 하나도 설정돼 있지 않다. 전체 면적은 약 346㎢다.
도시공원이나 녹지 지정 여부를 확인하려면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토지이음(eum.go.kr)’을 사용하면 된다. 백패킹 하려는 곳의 주소를 검색한 뒤 용도구역 범례에 도시자연공원구역이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동네 뒷산에서 백패킹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에티켓이다. 백패킹이 한국에서 각광받지 못하는 건 일부 백패커들의 몰지각한 행위가 다른 등산객들이나 자연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네 뒷산은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도 지역 주민들이 운동 삼아 많이 오르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더 늦게 텐트를 치고, 해가 뜨기 전에 일찌감치 철수해야 한다. 아침식사도 가급적 하산해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등산로 한가운데나 정상석 주변, 전망대, 정자 등 다른 등산객들의 통행이나 휴식을 방해할 수 있는 곳을 피해 야영해야 한다. 물론 화기를 이용한 취사는 불법이며, 대소변 역시 하산 후 처리해야 한다.

★오늘의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