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들

사연 / 도종환

白馬 2011. 12. 29. 08:23

 

 
 

사연 /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