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꾼·초보…모두 바위 앞으로! [볼더링 투어 모락산]
모락산 계원예대 볼더지역, 자연 볼더링 입문지로 최고

사선크랙볼더에서 Scarface(V4)를 캠퍼싱으로 등반하는 피터.
자연 볼더링을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이 등반할 팀원’이다. 등반 대장이 필요했다.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을 알고 바위에 있는 문제를 알고 자연 볼더링 입문을 도와줄 족집게 선생님이 필요했다. 서울볼더스 김정엽 센터장(41)이 와주었다. 서울볼더스 회원들도 함께 왔다. 볼더링 패드도 가져와 주었다.
열정 등반가도 있으면 좋겠다. 자연 바위에서 등반하고 싶어 목이 마른, 이 취재를 즐거워할 사람 말이다. 김명주(34)씨가 보였다. (명주씨와는 실내 볼더링 장을 다니며 알게 된 사이다.) 명주씨는 “마침 모락산에 풀고 싶은 문제가 있었다”며 흔쾌히 취재에 합류했다.
나와 실력이 비슷한 초심자도 필요했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클라이밍 뉴스레터를 연재 중인 이신후(30)씨는 실내 볼더링 경험은 많지만 자연 바위 경험이 없는 초심자였다. 망설이는 신후씨를 설득했다.
“저도 이번이 두 번째예요. 같이 도전해 봐요!”
그렇게 든든한 팀원이 꾸려졌다.

포켓볼(V3)을 도전하는 이신후씨.
두 번째 취재지로 모락산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풀 수 있는 쉬운 문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모락산은 쉬운 난이도부터 어려운 난이도까지 다양한 수준의 문제가 있어 자연 볼더링 입문지로 인기가 많다. 때문에 실내 볼더링장에서 이벤트성으로 진행하는 자연 볼더링 행사는 주로 모락산에서 열린다. *어프로치도 짧고 쉽다.
모락산 볼더링장은 두 지역으로 나뉜다.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일대에 있는 모락산 볼더타운과 내손동 일대, 계원예대 인근의 지역이다. 모락산 볼더타운은 2006년 경기클라이밍센터의 김병구 센터장에 의해 개척되었으며, 계원예대 볼더지역 또한 2010년대 초반 김 센터장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김 센터장은 당시 내손동 일대 바위 군락의 가능성을 보고 개척을 시작했으나 인근 토지 소유주와의 마찰을 겪으며 공식적인 등반지 공개를 중단했다.
이후 2017년, SNS에 모락산 계원예대 볼더지역이 다시 등장하며 볼더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확인해 본 결과 바위가 있는 지역이 아닌 등반지로 가는 길에 사유지가 있어 논란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토지 소유주와 마찰이 생길 경우 언제든 볼더링장이 폐쇄될 위험이 있으므로 올바른 클라이밍 문화를 이루고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사유지로 통행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정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반드시 공공화장실을 이용하고 취사 및 야영을 피해야 하며, 너무 소란스럽게 등반하지 않아야 한다. 가지고 간 쓰레기를 들고 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수칙이다.

등반 전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있다. 테이핑은 손가락 관절의 부상을 방지하고 피부가 밀려 벗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댑볼더, 탱크볼더, 마당볼더, 크롱볼더. 모비딕볼더. 모락산 볼더링장의 바위들은 대부분 ‘볼더’로 끝나는 이름을 가졌다. 볼더boulder는 지질학에서 직경이 25.6cm보다 큰 암석 조각을 부르는 말로 한국어로 번역하면 ‘바위’다. 볼더링bouldering은 볼더(바위)를 등반하는 것을 말한다. 댑바위, 탱크바위, 마당바위, 크롱바위, 모비딕바위로 바꿔 부를 수 있겠다.
아프고 무서워도 바위 앞으로
먼저, 쉬운 문제가 많다는 댑볼더를 찾았다. 실내 암장에서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낮은 난이도의 지구력 문제를 풀며 준비 운동을 한다. 자연 볼더링장에는 따로 스트레칭 존이나 지구력 벽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자연 볼더링에서는 몸을 어떻게 푸나요?”
김정엽 센터장은 어리둥절해 하며 이야기했다.
“따로 몸 풀게 있나요? 어프로치가 웜업입니다.”

취객(V2) 완등 후 *탑 아웃에 성공한 조엘. 양손으로 V(브이)를 하며 아이같이 웃었다.
함께 온 회원은 배낭에서 스트레칭용 라텍스 밴드를 꺼냈다. 어깨가 좋지 않아 항상 들고 다니며 운동 전 몸을 풀어 준다고 한다.
“쉬운 문제부터 붙어보면 되지!”
명주씨는 가장 쉬운 난이도의 ‘말랐으면(V2)’을 바로 붙었다.
모락산의 바위는 초심자에게도 너그러웠다. 군데군데 잡기 좋은 홀드들이 많았다. 자연 바위에서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포켓 홀드(동그랗게 구멍이 나 손가락을 넣어 잡는 홀드)도 꽤 보였다. 울퉁불퉁한 바위의 표면이 공룡 껍질 같았다. 그만큼 거칠기도 했다. 자연 볼더링이 처음인 신후씨는 손가락을 문지르며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완등 후 내려오다 긁힌 팔꿈치에서는 피가 철철 났다. “패드가 있어도 떨어질 때 무섭다”며 겁을 내던 신후씨도 가벼운 몸으로 곧잘 바위를 올랐다. 신중하게 몸을 움직이며 홀드를 찾았다. 필요한 순간 강한 힘으로 홀드를 잡아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결코 초심자의 실력이 아니었다.
“잡아야 할 홀드를 확실히 보고 출발해.”
‘포켓볼(V3)’에 도전하는 나에게 명주씨는 팁을 주었다. 인공 암벽에서도 중요한 *루트파인딩은 자연 바위 등반에서 훨씬 더 중요하다. 바위에 붙으면 어디를 잡아야 할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알록달록 플라스틱 홀드로 잡을 곳이 명확한 인공 암벽과 달리 자연 바위에서는 내가 잡는 곳이 곧 홀드다. 어디를 잡아야 할지 잘 확인하지 않으면 허둥대다 떨어지기 일쑤다. 손뿐만 아니라 발도 마찬가지다. 잡을 곳, 밟을 곳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붙어야 우왕좌왕 하지 않을 수 있다.

몸풀기 문제, 말랐으면(V2)을 등반하는 기자.
여러 번 떨어지고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붙은 시도에서 운이 좋게 완등을 해냈다. 첫 자연 V3 완등이었다. 응원하던 팀원들은 같은 마음으로 기뻐해 주었다. *스팟을 봐주던 조엘(37)은 “축하한다”며 주먹을 내밀었다.
나눠 쓰고 빌려 쓰는 자연 볼더링 문화
“내 목표는 ‘School of Rock(V6)’이야.”
모락산을 찾기 일주일 전부터 명주씨는 목표 문제를 정해 두었다. ‘School of Rock’은 댑볼더의 돌출된 부분에 있는 *오버행 등반 문제다. 인기 있는 문제인지 초크가 많이 묻어 있었다. 바위가 하얗게 보일 정도였다. 바위 밑 부분에 완전히 매달린 채로 시작한다. 손을 멀리 뻗어 반대편 바위를 잡은 후 토훅(발끝을 걸어 지지력을 얻는 기술)을 이용해 바위 바깥으로 빠져 나와야 한다. 이후 직상해 바위 윗부분을 잡아내는 것까지 *크럭스가 많은 고난이도 문제다.

School of Rock(V6)을 등반하는 김명주씨.
명주씨는 완등하기 위해 충분히 쉬어가며 신중히 시도했다. 다른 팀의 사람들이 옆에 자리를 잡고 같이 응원했다.
“너무 마음이 급해 보여요.” “토훅을 너무 깊숙이 넣은 것 같아요.” “거의 다 왔는데!”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안타까워했다. 완등이 코앞인가 싶다가도 좀처럼 동작을 이어가지 못했다. 아쉽게도 이 날 명주씨는 완등에 실패했다.
“힘을 다 써버렸어. 너무 흥분했나봐.”
에너지 드링크를 두 개나 마신 탓이다.
어느새 바위 밑에 크래시 패드가 늘었다. 다른 팀의 패드가 함께 깔렸다.
“저희 것도 같이 쓰세요!”
패드를 나눠 쓰고 빌려 쓰는 것은 자연 볼더링장의 흔한 문화다. 김정엽 센터장은 “크래시 패드 살 필요 없다”며 “매너”만 들고 오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크롱볼더’는 모락산 볼더링장의 대표 바위다. 입을 벌리고 있는 공룡같이 생겨 ‘크롱볼더’라는 이름이 붙었다. (크롱은 어린이 만화 ‘뽀로로’의 공룡 캐릭터 이름이다.) 귀여운 생김새에 인기가 많다. 어려운 문제가 많은 바위이기도 하다. V11의 고난이도 문제도 있다. 이동하며 본 크롱볼더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대충 스무 명은 되어보였다.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사람들은 조용하다가 소리 지르기를 반복했다. 누군가 바위를 오를 때는 모두 숨죽여 등반에 집중했다. 바위에서 내려오는 순간에는 소리를 질렀다. 완등 혹은 추락의 소리였다.

김정엽 센터장이 패드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아프니까 재밍이다!
모락산 볼더링장의 가장 큰 바위인 ‘마당볼더’로 향했다. 피터(37)는 초반부터 어려운 등반을 손쉽게 해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당볼더 앞에 서 한 문제를 올려다보더니 “재밌겠다”며 암벽화를 신는다. 세로로 ‘쩍’ 갈라진 크랙을 따라 수직으로 등반하는 문제다. 좁게 갈라진 틈에 신중하게 손을 집어넣어 재밍한다. ‘재밍’은 바위의 갈라진 틈새에 손이나 발, 다리 또는 몸을 집어넣고 비틀어 지지력을 얻는 등반 기술이다. 단단하고 거친 바위에 몸을 끼워 넣어야 하니 당연히 아프다. 피터는 가볍게 문제를 완등하고 내려와 엄지를 치켜 세워보였다.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재밍은 원래 아픈 것”이라며 여유롭게 웃어 보인다.

완등의 순간은 짜릿하다. 피터는 마당크랙(V1)을 깔끔하게 완등해 보였다.
“재밌는 문제가 있다”며 김정엽 센터장이 팀원들을 끌고 이동한다. 도착한 곳에는 동굴 같은 오버행 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였다. 피터는 발을 쓰지 않고 팔의 힘만으로 등반하는 캠퍼싱 기술로 ‘Scarface(V4)’를 단숨에 완등했다. 뒤이어 김정엽 센터장도 깔끔하게 완등했다. 멋진 동작을 보고 완등열차에 탑승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쉽지만은 않았다. 나는 발을 쓰고도 첫 동작을 성공하지 못했고, 조엘은 팔을 바꾸는 동작에서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피터는 보란 듯이 다시 문제를 풀었다. 완등 후 멋있게 착지하고는 “이쯤이야”하는 미소를 보냈다.

서울볼더스에서 열리는 볼더링 페스티벌인 ‘볼더마당’ 기념품으로 제작된 티셔츠다. 위에서부터 모락산 댑볼더, 왼쪽은 안양예술공원 감자바위, 오른쪽은 모락산의 크롱볼더다. 셋 모두 자연 볼더링의 상징적인 바위다.
어프로치Aproach 등산로 입구부터 등반하고자 하는 바위까지의 접근이나 통로
루트파인딩Route Finding 등반할 바위의 올라갈 길을 찾는 일. 홀드와 동작, 쉬어갈 곳을 머릿속으로 설계하는 것까지 넓은 의미로 쓰인다.
스팟을 보다Spotting 등반자가 추락할 때 패드 위로 안전하게 떨어질 수 있도록 돕는 행위. 스팟팅이라고도 한다.
오버행 등반Overhang Climbing 수직 이상의 경사를 가진 바위를 오르는 등반. 몸이 거꾸로 매달리게 되어 강한 상체힘을 요구한다.
크럭스Crux 루트 중 가장 어렵고 힘든 구간.
탑 아웃Top Out 문제를 완등하고 바위의 정상, 윗부분으로 완전히 올라가는 것.
이 바위, 저 바위 다 가자vs한 우물만 판다 [볼더링 투어 지도]
모락산 계원예대 볼더링 지도

“오늘 바위 몇 개 정도 붙어볼 수 있을까요?”
“등반 스타일에 따라 다릅니다. 아마 두세 개 정도?”
등반에도 스타일이 있다. 이 문제 저 문제 다 붙어보고 싶어 하는, 일명 ‘찍먹(찍어 먹어 본다는 뜻) 클라이머’도 있고 목표 문제를 완등할 때까지 그 문제만 푸는, ‘한 우물만 파는 클라이머’도 있다. 하지만 실내 암장보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흔치 않은 기회로 여겨지는 자연 볼더링에 와서 한 문제만 붙고 가기는 아쉽다. 보통 2~3개의 바위, 많으면 여기에 한두 개 정도를 더해 등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날은 댑볼더, 탱크볼더, 마당볼더, 세 개의 바위를 이동하며 등반했다. 등반한 바위와 문제들을 소개한다.
A 댑볼더
볼더링장 초입에 위치한 댑볼더는 알짜바위다. 나무로 둘러싸인 큰 덩어리의 바위에 10개가 넘는 문제가 있다.
난이도는 V1부터 V7까지 다양하다. 초심자부터 실력자까지 다 함께 즐길 수 있다. 오른쪽으로 툭 튀어나온 부분에는 재미있는 오버행 문제가 여러 개 있다. 김명주씨가 고전한 ‘School of Rock(V6)’이 그중 하나다.

a 말랐으면 V2.. b 키컸으면 V2. c 잘했으면 V4. d School of Rock V6.
A-1.
말랐으면(V2)과 키컸으면(V2)은 대표적인 몸풀기 문제다. ‘말랐으면’은 루트 뒤로 자란 나무에 몸이 닿으면 완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a 포켓볼 V3. b Small League V4. c 동물원 V5. d Head the Heel V6. e 생크림파이 V8.
A-2.
포켓볼(V3)은 초심자 도전 문제로 적합하다. 잡기 좋은 홀드가 곳곳에 있으며 발자리도 좋다. 중간에 있는 포켓 홀드가 ‘포켓볼’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a Tree Spotter V1. b 취객 V2.
A-3.
취객(V2)은 바위 왼쪽에서 출발해 바위를 안은 채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포인트다. 한 번의 큰 스윙을 이겨내고 오른쪽 좋은 홀드를 잡아야 한다. 이때 몸이 휘청거리는 것이 취객 같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추정된다.

a 물탱크 V0. a' 물탱크 low V3. b 진실의 손 V1. c Tank Boy V2. d 쫄리면 뒈지시던가 V5.
탱크 모양의 바위다. 대충 봐도 탱크를 닮은 모양에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 잡기 좋은 홀드가 많아 초심자가 붙기 좋다. 물탱크(V0)는 이날 붙은 문제 준 가장 쉬운 문제였다. 볼더링 경험이 없는 사람도 쉽게 풀 수 있는 난이도다. 이름처럼 ‘물’난이도 문제다. 진실의 손(V1)은 홀드를 언더로 잡고 순간적으로 강하게 일어서는 스타트 동작이 크럭스였다. 이후에는 크랙을 따라 발을 움직이며 직상하면 된다.

a 마당크랙 V1. b 입등반금지 V2. c 공중부양 V5. d First Line V7. e 모락카노 V7.
마당처럼 넓은 형태의 바위다. 탱크볼더 뒤편에 위치해 있다.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에 앉아 쉬는 볼더러들을 볼 수 있다. 그늘 진 숲속에서 큰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는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마당크랙(V1)은 세로로 길게 난 크랙을 따라 재밍과 레이백 기술을 사용해 오르는 루트였다. V1치고 어려운 난이도에 함께 모두가 의문을 가졌다.
공중부양(V5)은 다이노 문제다. 높게 점프해 위의 홀드를 잡는 스릴 넘치는 동작이 있다.

모락산 볼더링 지도
모락산 볼더링장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볼더링장이다. 경기도 의왕시 계원예대 인근에 위치해 ‘모락산 계원예대 볼더링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양한 난이도로 초심자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 자연 볼더링 입문지로 인기가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4호선 범계역 혹은 평촌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갈미문학공원으로 이동한다. 갈미문학공원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를 따라 10~15분 정도 오르면 볼더링장에 닿을 수 있다.


클동여지도는 자연 볼더링 클라이머들을 위한 볼더 위치 안내 및 루트 가이드북이다. 현재 불암산, 관악산, 강원 동해안 볼더링 가이드북까지 3권이 발간되었으며, 4월 28일에 4권 모락산 볼더링 가이드북이 출간될 예정이다. 클동여지도에서는 볼더링 가이드북 발간과 함께 매주 일요일 한국의 바위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클동여지도 인스타그램 @cldongyeoji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몸만 와, 매트는 우리가 준비할게 [볼더링 투어 장비]
이 날의 볼더러, 볼더링 장비를 소개합니다
자연 볼더링에 필요한 장비는 많지 않다. “장비랄 게 있나?”라고 할 정도다. 암벽화와 초크, 브러시 정도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추락 시 부상 방지를 위해 바닥에 까는 크래시 패드는 팀당 3~4개 정도면 충분하다. “몸만 와”라는 말이 가능한 이유다. 선유도와 목동에 위치한 실내 암장 서울볼더스에서 크래시 패드를 제공해 주었다. 덕분에 다른 등반 인원은 작은 짐만 달랑 들고 모락산을 찾았다. 이날 등반을 함께한 볼더러와 그들이 챙겨온 장비를 소개한다.
김명주(34) 한국철도 차량관리원/ 클라이밍 4년차

김명주씨는 열정 볼더러다. 하루에 두 개 이상의 암장을 찾기 일쑤다. 그가 자연 볼더링을 처음 접한 것은 2년 전 모락산에서다. 그후로 기회가 될 때마다 자연 볼더링을 나갔다. 자연 바위를 찾아갈 기회는 흔치 않았기에 이번 취재 제안에도 반가워하며 따라 나섰다. 이날 명주씨는 ‘School of Rock(V6)’을 목표로 고전했지만 아쉽게 완등하지 못했다.

암벽화 라스포르티바 솔루션 콤프 (실내 암장용 스카르파 드라고 LV)
초크백 SNAP 초크박스
브러시 클라이밍 브러시 (알리익스프레스 구매)
그 외 아크테릭스 기어오거나이저
피터(37) 영어 강사/ 클라이밍 11년차

“등반은 저에게 1순위예요.”
피터는 볼더링, 멀티피치, 단피치 등반 가릴 것 없이 모든 등반을 즐겨하는 올라운드 클라이머다. 현재는 국제학교에서 방과후 선생님(도자기, 클라이밍)으로 일하고 있다. 수요일마다 파트너와 함께 인수봉을 찾는다. 어느 길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으니 ‘궁형길’을 꼽았다. 난이도 11b까지 나오는 고난이도 루트다.

암벽화 라스포르티바 지니어스
초크백 KEL Tech Gear 초크 버킷
브러시 클라이밍 브러시
그 외 소프트 플라스크 물병· 응급처치 파우치
조엘(37) 비디오그래퍼 ·유튜버(jipseekid)/ 클라이밍 6년차

3개월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매력에 빠져 ‘1년만 더, 1년만 더!’ 하다 결국 한국에 정착했다. 벌써 7년째다. 6년 전, 어깨 부활로 재활 중이던 시절 우연히 클라이밍을 접했다. 조엘은 다이내믹한 스타일의 문제를 즐긴다. 이날도 다이노 문제를 찾아 돌아 다녔다. 등반자들이 완등에 성공할 때면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암벽화 파이브텐 니아드 모카심 클라이밍 슈즈
초크백 블랙다이아몬드 몬디토 초크 팟
그 외 인스타 360 (영상촬영장비)·커피 드립백과 텀블러
이신후(30) 사무직 및 클라이밍 뉴스레터 에디터/ 클라이밍 4년차

이번 모락산 등반이 첫 자연 볼더링이었다. ‘실내 볼더링과 달리 내가 잡고 딛는 곳이 홀드가 된다는 점이 자연 볼더링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패드가 있어도 맨땅으로 추락하는 거라 무서웠다고도 이야기했다. 이신후씨는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라는 클라이밍 뉴스레터(일명 슬스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클라이머 인터뷰와 클라이밍 에세이 등 클라이밍에 대한 글을 쓴다.

암벽화 라스포르티바 카타나 우먼
초크백 시에라 디자인 리드 클라이밍 초크백
브러시 블랙다이아몬드 볼더링 브러시
그 외 GRAN’S REMEDY (발 냄새 제거 파우더)·호빵맨 신발주머니
크래시 패드

볼더링 패드라고도 불리는 크래시 패드는 자연 볼더링의 상징과 같은 필수 장비다. 등반하는 바위 밑에 깔아 추락 시 충격을 완화시키고 부상을 방지한다. 크래시 패드는 자연 볼더링을 나가기 위한 첫 번째 난관으로 뽑히기도 한다. 가격이 비싸고 부피가 커 여러 모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한 패드는 매드락의 매드패드와 문 클라이밍의 플루토 크래시패드였다. 매드패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볼더러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크래시 패드다. 패드 끝자락에 벨크로가 있어 여러 개의 패드를 연결할 때 편하다. 패드 사이 벌어진 틈으로 떨어지면 발목이 부러질 수 있어 패드를 잘 붙여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 챙기면 좋을 것
슬리퍼 등반을 쉴 때 신는 용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 이동 시 암벽화를 신고 가기에 발이 아프고 신발로 완전히 갈아 신기는 귀찮을 때 용이하다.
좋은 컨디션 전날 잠을 잘 자고 좋은 컨디션으로 바위를 찾아야 만족스러운 등반을 할 수 있다. 몸 컨디션은 그날의 등반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매너 자연 볼더링장은 다 함께 즐기는 공동의 암장이다. 클라이머 간 매너를 지키는 것은 필수다. 크래시 패드를 나눠 쓰고 서로 도움을 주며 동작을 함께 풀어나가는 것 또한 자연 볼더링의 묘미다.

★오늘의 날씨★